호박화가 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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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youth
산막골 하루하루

"산막골의 하루 하루 이야기들은
그날 그날의 내 생각, 내 이웃의 생각일 뿐
틀릴수도 맞을수도 있고 그 어떠한 것도 아니다"

                                          박 한

2009.11.18.

*어느 화가의 방*

고물라디오 하나
배게 머리에는 詩集한권
이불 속에서 목을 내밀어보니
시린 코 끝 넘어
東窓이 밝아온다.




2009.11.19.

*후배에게*

밤늦게 메시지가 왔다
한숨 섞인 후배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치열하게 나는 왜 못 살았을까”
병실에 누워 치열한 삶을 꿈꾸나보다.

누구나 가는 길이 정해져 있는 것.
세상 모든 사물에 이름이 있듯이 말이다.
거지로 살던 부자로 살던 본인의 선택이다.
얼마 살지도 못할 인생 적당히 살다가는 것
어쩌면 제일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한다.
좀 나이가드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참 잘살아왔고 너무 행복했고
고마운 이웃도 많았다.

치열한 삶 ?
내가 그렇게 보이나보다
아주 어릴 적부터 잠시 살다가는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골프. 그림. 바이올린. 무술. 에니멀트레이닝. 등
모두 몇 년에서부터 몇 십 년
선수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살았다.

후배 나 좀 보게
햇볕이 어디라도 비추듯
내가있는 이곳에서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가 있다네.
언제나 어디에서 든 지 말일세.


2009.11.24.

*산막골 11월*

하루가 다르게 겨울로 변해가는 산막골
산골마을의 초겨울
바람소리, 그리고 마당을 스치는 낙옆 소리가 잠시
고요를 흔들뿐.....

이 곳에 와서 산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서먹서먹하든 이들이 정다운 이웃이 되고
뒤편 과수원밭에서 새들이 맛 본
사과도 한광주리 얻어왔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사과농사를 하고 산다.
그들의 선한 눈빛을 보노라면
어느 현자의 눈빛이 저토록 아름다울까 생각해본다.

그들은 예쁘고 맛이게 생긴 사과는 모두 사장에 내다 팔고
항상 못생긴 더러는 반쯤 썩은 사과들을 먹는다.

산막골의 초겨울은 엉성해진 사과밭 넘에서
억샌 농부의 손을 어루만지고
내 그림에는 알 수 없는 쓸쓸함으로
가득해져 간다.




2009.11.27.

*그가 누굴까*

내 마음속에 누군가 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가 분명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반세기를 넘게 살아왔는데
그는 내 심중 깊이 존재 할뿐…….

누굴까?
어쩌면 이대로 죽을지도 모르겠고
그도 나를 못 만나고 아쉬운 생을 마감할 것 같다
유년의 희미한 기억 속에서
그는 나보다 먼저와 있었고
지금까지 만날 수는 없었다.
나는 늙어 가는데
청춘의 꿈은 그를 괴롭도록 보고 싶어 하는데
만날 수 없는 그는 오늘도 내 곁을 스칠지 모른다.

어느 좁은 골목길을 스치며 지날지라도
그도 나를 몰라 볼 테고

아름다운 그에게 난 중년을 지난 초라한 낮선이 일뿐

그도 나처럼 스쳐 갈 것이다.


2009.12.2.

*12월 어느저녁에*

한해의 마지막달
한 장 남은 달력이 저녁볕에
밝게 물든다.

시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언제쯤 끝날까
지나가버리면 그만인 것이 시간일까?

살아갈 날들을 가만히 헤어본다
얼마쯤일까
12월 왜 이때 이런 생각을 할까
내가 살아있는 마지막 날
살아온 날들을 오늘처럼 생각할까
보고 싶은 이는 오래전에 죽었고
그 후 에도 하루하루가 가고 또 갔다

마지막달 그리고 나의 마지막 날
무슨 노래를 부를까
음정도 박자도 없는 신음소리 가는 숨소리

살아간다는 것의 끌날
12월 어느 저녁 같을 것 같다.



2009.12.5.


*독백*

눈이 내리기 기다려지는 밤
눈 이오면 창밖을 보면서
아늑한 겨울밤을 즐기고 싶다
산촌의 눈 내리는 밤은 환상적이다
고구마 구워 겨울바람 소리와 섞어먹으면
내 기억은 향리의 고향집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마당가득 흰 눈이 밤새 쌓여 가면
밤은 깊어가고
조금씩 졸려 오지만
나의 잠은 선잠이 되고
밤새 설 램에 뒤척이다 보면 새벽이오고
아침이 되어서야 잠들어 같다.

여유로운 아침

이대로 봄이 올 때까지 오래 깊이 잠들고 싶다.



2009.12.6.

*이사 가는날*

왁새골에서 이사를 간다.
10년쯤 살던 정다운 이웃을 두고
옆 동네 산막골로 아사를 왔다
더 이상 이사 가고 싶지 않지만
외국에서 돌아와 처음정착한곳이라
힘든 추억도 많지만
모두가 소중한 추억 정지된시간은 기억 넘어서
조금씩 사라질 것이다.

왁새골 집은 1년에 쌀 한말씩 줘야 하는 집이고
집 가격은 별 차이 없지만 산막골은 내 집 내땅
정확히 말하면 그렇다
이제는 적당히 늙어가고
갈수록 반추하는 시간들은 많아질 테고
감사한 말년을 산막골에서 보낼 것 같다.

내 고향 문경땅
나의 약속의 땅이다.
험난했던 삶의 여정이 조금씩 정착되어가고
내 남향집 따사로운 양지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2009.12.9.

*산길*

화창한 겨울오후의 산길
바람에 갈대들의 나지막한 속삭임 뿐
다시 고요해진다
나뭇잎 모두 떨쳐버린 나목들

언제인가 나 육신의 옷 떨쳐버리고
영혼 이 길을 간다면
저 나목들처럼 나도 거룩해질까?
육신이 있기에 갖추어야 되는 수많은 것들로부터
해방 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로워지겠지
산속으로 가는 산길
세상의 바깥.

산촌에 살면서 늘 거니는 길인데도
늘 걷고 싶은 것은 산길이기 때문 일게다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작은 산길 이지만
나무꾼 숨 가쁘게 넘나들든 고개도 있고
가마꾼 비탈길 기우뚱 걸어 다녔을 그런 길
산길 언저리에서 마을을 굽어보면
작은 내 집이 보이고
난 행복해진다.



2009.12.12.

*내땅*

동로면 석항1리
산골짝에 내 땅이 생겼다
산허리에는 안개가 자리하고
먼 곳에는 천주봉이 아름답다.

겨울로 저무는 석항은 빈집들로 더 외로운 겨울이다
워낭소리 한가롭던 외양간 뜰은 잡초들로 가득하고
흔적만 남은 안채, 사랑채,
이곳에 살든 이들은 어디에서
사는지 죽었는지…….

동네를 돌아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가시덤불을 헤치고 숨을 고른다.

숲속 작은 빈터 육십육 평
앞쪽에는 개울이 흐르고
고개를 넘어가는 산길이 아득히 보이고
바위틈에는 개복숭나무 봄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이곳에 작은 움막이라도 지어볼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언제쯤 산전을 일구었는지  
무너진 밭둑에는 무성한 잡목들 뿐
바위에 걸터앉으니 천주봉 너머로 벌써 해는 졌고
숲속은 조금씩 어두워오는데 어디에도 길은 없고
잡초 무성한 이곳에 저들처럼
바위틈 뿌리내리고 살아볼까?

숲 나무가지에 별빛이 내린다.


2009.12.14.

*김장*

단 한 번도 김장을 한 적이 없다
배추를 소금에 절여
갖은 양념으로 담그는 겨울김치
옆집 마당이 아낙들로 부산하고
적당히 삭혀진 백김치가 맛깔스럽다
아들에게 딸에게 나누어줄 행복에 겨울이 싱그럽고
이런 풍경을 보면서 우리들의 행복인가 생각도 들고
나에게도 나누어주는 이웃이 있어 더욱 고맙다
해마다 이곳저곳에서 보내오는
김장은 해를 넘기고도 남는다.
열심히 먹어야지 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겨울채비는 김장으로 넉넉해지고
영원히 김장 할 일 없는
나의 일상이 잠깐 쓸쓸해지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혼자 사는 살림
더러더러 남는 게 많은 것 같다
대부분 나누어 줄 수도 없는 그렇고 그런 것들이지만
넉넉한 이웃의 인심 올겨울이 풍성하고
그해 겨울로 따뜻하게 기억될 것이다.


2010.1.4.

*한때*

겨울바람이 휘몰아치는 산촌의 밤은 적막하다.
무엇이 날아가는지 죽은 친구의 영혼이 스쳐 가는지
어둠이 쓸려가고 간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졸리워 온다.
겨울밤은 바람소리로 어둠이 만들어지고
우리들의 삶 조금씩 사그라지는
촛불처럼 한때를 간다.

꿈이 꿈으로 끝난 것이 얼마이던가?
그 꿈 줄이고 줄여 내 집 나지막한
처마 밑에 매어달고 살아보지만
그저 하루 한두 끼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아주 가끔 뒤돌아보면
참 오래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는 이유가 다 있겠지만
의미 있는 희망이 시시해 지지 않을 때 까지만
살아지기를…….

겨울마른 바람에 입술이 부르트고
뼈마디 군데군데 결리 워 오고
나의 시간 지친 몸이 초조하게 읽고 있다.


2010.1.7.


*병실에서*

언재부터일까
창백한 침대에 잘 어울리는 표정들
그 사이를 오가는 무표정한
흰옷의 간호사들
이곳은 원래 이런 곳인가?

알 수 없는 무게가 환자들을
기약 없는 골짜기로 몰고 가는 그런 느낌

단순 자동차 충돌사고로 입원

옷갈아 입어라는 간호사의
재촉에 교통법규 위반한 사람이 된다.
옷이라고는 얼마나 작은지
내복이 다 보이고 허리가 졸려
좀 더 큰옷을 달라고 하니
몸을 옷에 맞춰 입으라는 듯 환자복 다른 것은 없단다.
무표정한 얼굴들 틈 사이에서
빨리 이곳을 탈출 해야겠다는 생각에
3층 간호사들에게 말하니
내일 무엇 무엇검사 해야 되니
어쩌고 저쩌고 웃기고들 있다
나는 분명히 말했다
내가 원하는 만큼만 하라고
처음 경험하는 입원절차
설명은 없고 무식한 절차만 있는 곳 생각했던 대로다
차라리 그냥 죽는 게 행복할 것 같다.

미국 어느 의대 교수의 말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의사가 되는가요?
그것은 의사를 안하는 것이다.



2010.1.17.

*기다림*

시절이 가면
시절이 와도 그 시간은 오지 않는다.

우리들의 시간은 영원히 가고 오지 않지만
어리석은 시간을 기다리며 산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내 시간의 전부인가
이미 다 써버린 것 아닐까
창밖은 겨울바람소리로 엄동설한이다
이때가 잘지나가기를
약한 모든 것 들은 두려움에 떤다.
지난여름
더위에 지친 모든 것 추위에 시달려 가는구나.

채워지고 또다시 비워지고
원래의 모습은 무엇이란 말인가.

어둠에서 빛나는 별은 아침이오면
여명과 함께 사라지듯
이런 것이 가고 오는 것
우리들의 끝나는 모든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죽어서 죽은 아들을 만날 것이라는
죽어가는 이의 기다림처럼
막연한 현실이 간다.




2010.1.18.


*문경 제3관문*

아침 일찍 전화를 했다.
눈 덮인 영마루가 보고 싶다고
혹 차를 가지고 스케치를 하러 갈 수 없냐고
이곳은 차가 출입 할 수 없는 곳이다.
관계자의 허락을 받고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카메라등
장비를 챙겨 출발을 했다
지난번에 2관문까지는 촬영과 스케치를 마친 터라
2관문부터 계곡과 숲을 오가며 촬영을 했다
2관문과 3관문의 중간을 지나자 길은 거의 빙판에 가까운 눈길이다
그날 난 엄청난 실수를 했다
내 작은 차 수퍼 다마스는 몹시 위험한 생각이 들기 시작 했다
날씨는 올해 최고로 추운 날씨 영하 20도를 가르키고 있고
눈길을 가본사람은 알 테지만
오르막길 가다가서면 다시는 못 올라가는 것이다
길이라고는 겨우 차한대 갈수 있는 좁은 눈길
지금의 속도를 유지하며 걸어가도 힘든 가파른 고겠길을
돌고 돌아 목적지 제 3관문에 도착
적막한 풍경이 눈 속에 아침햇살을 받고 있다
언제 적 와 본 곳 인가 겨울의 눈 덮인 제3관문
아마 내가 10대때 보고 처음 인 것 같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 갈려하니
이제야 내가 엄청 문제에 부닥친 것을 느꼈다
올라갈 때는15분정도 내려 가는데는
3시간을 공포에 떨며 내려왔는데
추운겨울인데도 등 쪽으로는 땀이 흐르고 있다
몇 번을 골짜기로 추락할 뻔하며 겨우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림이 무엇인지 겨울의 제3관문
그려보지도 못하고 그길로 바로 저승길로 갈 뻔했다.


2010.1.21.

*내가 좋아하는 것*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한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내  청소년시절 좋아했던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무엇엔가 도전하고 싶은 호기심
그래서 늘 바쁘게 산다.
혼자 바쁜 사람 혼자하는 일
늘 살아만 있다면 끝까지 한다는 사고로 산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구체적으로 하게 되고
깊이 들어가면 다 재미있다.
어디까지가 나의 호기심의 끝인지 알 수 는 없지만
모든 것이 절대적인 수치를 요구하는 것 들 이어서
적당히 할 수 없는 것 들 이기에
나에게는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고
아무도 모르게 치열 한 것 같다
나는 그림에도 스포츠에도 음악에도 소질이 없다
나의 균형을 위해 열심히 하고
수십 년을 단련시켜서 내 것을 만들어 간다.
누구나 참을 수 있는 것은 참는 것이 아니다
고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은
너무 재미가 없기 때문에
당신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기에
특별한 고통을 좋아한다.


2010,1.22.

*모든 것이 즐겁다*

즐기며 산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즐기지 못하는 게 또 우리들인 것 같다
배가 고프면 밥이 맛있고
피곤하면 잠이 달콤하다.
인생살이 너무 짧기에 안타깝고 아쉬운 것 같다.
늘 달콤하고 맛있고 감사한 이유가
누구에게는 시시할지 모르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다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
규칙적이지 못해서 생기는 부작용이
대부분 인 것 같기도 하고
가끔 살아있는 것 만 으로도 많이 행복 해진다
주변 모두에게 고맙고 신에게 감사드린다.
어제는 읍내로 나가
단팥죽이랑 두부도 사왔다
데워서 아침을 즐길까 한다.
산막골 화실에 풍요로운 시작이다.



2010.1.23.

*생각의 꼬리*

지난 겨울비로 마당의 눈이 다 녹았다
촉촉이 젓은 땅에 햇살이드니
봄이 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작은 현관에 햇살이드니 잔잔한 행복이
그림에 베어들고
여유로운 하루가 시작 된다.
조용한 산골마을 겨울 아침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날짜와 시간이 별로 필요 없는 나의 일상이라 그런 걸까
양지에서 노닐다가
배고프면 밥 먹고 해 기울면 잠자리 찾아들고
해 뜨며 는 해지는 것과 닮은 하루하루가 고맙다.

먼 훗날 나를 두고 뭐라고 할까?
나 같은 사람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있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조금 궁금해진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야릇한 느낌도 들고 재미도 있다.
아무것도 아닌 시골의 가난한 화가
살다가 갔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한번 생각이 나서 생각해 본다.


2010.1 26.

*오래 사는게 문제?*

죽음은 두렵다
그래서 오래사는 걸까?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노인인구가 많아져서 문제가 아닌가.
그런데도 오래 살아라 한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인간의 원함이 아니고
신의 영력 인 줄 안다.
삼신할머니를 비롯해서 수많은 신이 있다
노령인구를 걱정하는 이들도 대부분 노령 인 것 같다
항상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계절이 바뀌면 자리를 비워주듯
그렇게 살다 갔으면 한다.

비어있는 공간 무엇으로 채울까
내가 떠난 자리 누군가의 자리가 되고 터전이 되고
그래야 아름다울 것 같다
비워지지 않는 그 어떠한 것도
고여 썩는 물처럼 추 할 수 있다.
어느 싯귀절에
“갈 때 가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
멋지게 살아온 것처럼 아름답게
그리고
고마운 이들의 기억에서 오래살고 싶다.


2010.3.21.

*법정스님과 나*

존경하는 한스님이 돌아가셨다
마음이 아프고 이별이 슬프다
내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책은
법정스님이 쓴 책들이다
각 종류별로 거의 다 있고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다독 한 책도 이 책 들이다
나는 불자가 아니다
기독교인이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이렇게 살고 싶어 늘 꿈 꾸워온 모습이다
나 역시 혼자라는 즐거움에 푹 빠져 산다.
같은 책을 다독 하다 보니
어느 부분은 외워 지기도 한다.
한 번도 아니 먼 발취에서도 뵌 적이 없지만
늘  산속 오두막근처에서 함께 벗하며 살았다
얼마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때 어느분이
법정스님의 최근 신간서적을 선물해
무척이나 고마워 한적도 있었다.

오랜 외국생활 때도
성경책과 함께 꼭 가지고 다닌 책들이다.

어쩌면 지금도 산촌에 혼자사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
상상속의 그 분과
비슷하게 라도 살고 싶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2010.5.10.

*꽃이 지는데*

봄밤은 꽃이지는 소리로 별이 밝다.
달 기우는 삼경쯤 잠 못들이고 하늘을 보지만
별 스치던 바람도 잠들고
멀리서 들려오는 기적소리
오늘도 누군가 아픈 이별을 하는가 보다.

이제는 늙어 조금씩 흐려오는 눈
그 언제쯤 내 눈에서 별이 사라지는 날
그때 쓸쓸한 봄밤을 생각하면
내 눈물 방울방울 별이 맺히고 달이 진다
수정보다 아름다운 슬프고 고단한 봄밤
희미한 기억도 곧 내 눈처럼 멀어 갈 태고
그래도 무덤까지 가져갈 아픈 기억 오늘 밤처럼 아름다운 것들 뿐

살아가는 일이 죽어가는 것 인줄 모르던 시절
철없던 시절이
이렇게 오랫동안 너를 안고 살아 갈 줄 난 정말 몰랐다.
어제 그 엊 그제 밤부터 너의 이름을 생각해 보았지만
이 늙은이의 기억에는 한 획도 없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던 사람아!
봄 깊은 밤에 기억에서 사라진 너의 이름을 생각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잊혀진 기억을 더듬으며 별을 헤이는 시간
그냥 나는 너랑 내 가슴 한 켠에 산다고 생각하며
얼마가 될 지모를 나머지 시간을
너의 조각난 기억과 행복하고 싶단다.
꽃지는 소리는 조용하지만 봄밤은 조금씩 무너지고
이토록 설레는 봄밤 필시 별처럼 먼먼 기억 때문 일게다.



2010.6.11.

*찔레꽃*

햇살 가득한  산길의 초 여름
오늘은 몇이나 이 길을 지나갈지
아무도 없는 길섶에 찔래향기 가득하다
한참을 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찔레꽃 바람에 향기만 짙어오고
난 그냥 지나오고 말았다
눈으로 전해준 가슴의 말
말보다 눈빛이 더 진실하다
볼수록 가슴이 아픈 꽃
하루 종일 보아도 더 보고 싶은 꽃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는 너는
한적한 산모퉁이 오솔길에
어디서 왔는지 언제부터 여기서 살았는지
6월의 긴긴해
어느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를
가만히 꽃잎에 귀대고 들어보면
바람소리 물소리 나의 숨소리 뿐

너의 향기는 고달픈 사연
너 그리고 나
내 가슴에는 바람소리 뿐
들려줄 이야기도 바람소리 뿐이구나.


2010.6.14.

*꿈*  

하루를 지내다 보면
하루가 흔적도 없이 지나간다.
꿈을 꾸고 난 아침처럼
생각 속에 하루가
잠시 머물다간 빈자리에서
또 하루를 살아간다.

의미를 부치고 산들 머물다 떠나는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평범한 아침 김치에 물에 밥말아 먹는 하루가
새삼 감격스러울 일도 없지만
막연히 꿈을 꿀 그 무엇도 없다.

화가의 살림살이 그저 살아있는 것이 감사하고
그래도 믿어 보는 것 이라고는 무딘 손끝  뿐
눈을 감으면 뜨고 싶지 않을 때가 너무 많았지만
그래 이 모두는 꿈
존재의 끝은 분명 있으니까
존재로 부터 해방되어질 그날을 위해
그냥 그냥 살아가자
꿈이다 모든 게 헛되고 헛된 꿈
어리석은 꿈이다.


2010.8.7.

*초월*


하루 종일 전화 한통 없는 날들
일주일이 지났다
익숙해지는 고독한 세월
찌는 듯 한 여름날의 나의 일상은
뭉게구름 아래서 조용하기만 하다
땀을 훔치며 누군가 지친하루를
등에 지고 올 것 도 같은데…….

하루가 가고 의미 없는 시간은 기억속의 날처럼
그날이 그날이다
마당전체에 잔디를 깔고 물을 주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클래식을 들으며 그늘 막에서 차 마시며 졸기도 한다.

언제부터 이렇게 한가로워 졌는지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아간다.
나의 공간은 여름으로 가득하고 가끔 스치는 산들바랍 뿐
밥 짓고 빨래하고 조촐한 행복감에 기대어 살아가지만
성공 한 자의 시간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혼자 있는 시간 스스로 낭만에 빠져들기도 하고
그 느낌 서툰 글 표현의 한계에서
생각을 접는다.



2010.8.10.

*생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일찍 미역을 물에 담그고 생일상을 준비했다
항상 생각하는 일이지만
우리엄마가 더운 시절에 날 낳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왜 자식을 낳아야 되는 걸까
그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답을 찾을 수 가 없다.

내가 자식을 낳으면
그도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여기서 마침표를 찍었다
두고 두고 생각해도 참 잘 한 것 같다.
이런 세상이 나는 좋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빛도 그림자도 없는 맑고 밝은 세상에서
적당히 행복 하고 싶다.

내가 질 수 있는 만큼 만 지고 가자
조촐한 생일상에 넉넉한 행복
이제 나에게 줄 생일선물 사러 가야지
이렇게 대충대충 살아가자.

2010.10.4.

*착각*

착각 하고 살았다
좀 억울하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누구나 바보같이 살면서 착각하고 산다.
모든 것이 착각 할 수 있는 것 같다
용서 될 수 밖에 없는 착각의 세계
관념에 젖어
난 또 무엇을 착각하며 살까?

그렇다 모두가 어쩌면 착각이다
본데로 믿어도 생각에 빠져
틀리는 답을 만들고
무슨 말을 같이 들어도
답은 다르게 나올 수 있고
이런 혼란에 모든 일을 망설이는 습관이 생겼다
몇 가지로 생각해 보지만 내 짧은 소견 일 뿐....

눈을 감고 조용히 있어 보자
내 본래의 모습이 보여 질 지 혹시 압니까?


2010.10.5.

*모두가 행복했으면... *

신은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있지만
각자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의 행복들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친구의 힘없는 목소리
늘 푸를 줄만 알고 살았던 지난날들
언제나  행복은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내가 있음에 느껴지는 것 들일 뿐
모두가 환상이다
난 그 환상을 즐기며 산다.

가끔 육채와 영혼을 분리해 보기도 하고
존재의 의미는 약속된 소멸에 있고
영원의 세계로 가는 문턱에 서서
뭘 그렇게 미련을 가지는지
가진 것 이라고는
내가 아는 조금 아주 조금의 상식들
살면서 만난 의미 없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 시간들
그러나 나의 행복이 신의 행복처럼
모두가 행복한 그런 세상을 살고 싶다.


2010.10.6.

*가을에는*

며칠 가을여행을 간다.
낮선 도시에 잠시 머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스케치도구도 챙기고 설레는 모처럼의 여행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나의 생활이 좋다
철지난 바닷가를 밤이 깊도록 걷다가
파도소리에 잠들고
아침나절은 고깃배 떠나는 소리
그렇고 그런 여행이 될것 같다.

지난번 이른 봄에 동해를 한 바퀴 돌았는데
가을은 지리산에서 하루 머물고
순천을 지나면서 인물자랑 말라는 동네에서는
잘생긴 인물 자랑도해 보고
송광사 잠시 들렀다가
일주문 입구 맑은 계곡 물에 손담궈 보고
두륜산 대흥사에서 감로수로 목을 축이고
남쪽 끝 땅 끝 마을 까지 돌아보고
주머니가 좀 허락된다면 한려수도에서
하루 더 머물고 마산서 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올까 한다.

혼자 떠나는 길은 많은 만남이 있다
가고 싶은 데로 가고 쉬고 싶을 때 쉬는
내가 살아가는 방법과 비슷한 떠남 또 만남들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땅, 그리고 사람들
참 많은 기대 되는 여행,  

가을
깊어가는 가을, 가을바람 같은 여행을 간다.


2010.10.9.

*길에서*

길에서는 누구나 나그네가 되고
한 가지씩 사연을 안고 간다.
살아 있다는 것이 멈출 수없이 비벼야하는
자전거 위에서 처럼
잔잔한 움직임이 부담으로 전달되는 밤

이제 돌아가는 길목에서 잠시 쉬어가자
길에서 만난 생각나는 사람들
가슴이 무딘 사람 일 지라도
언제인가 여린  가슴으로  
아픔만 가득한 사무치는 아쉬운 때가 올 것이다.
모든 일들은 지난 것 만 으로 기억 속에서
어찌 할 수 없는 시간으로 남고
나의 귀한 시간은 지금도 길 위에서 흐르고
이제 좀 더 사랑 해야지
아픔뿐인 세월일지라도 안고가야 하는 길
돌아갈 수 없는 우리들의 걸음걸음
은반지 사주고 싶은 예쁜 여자도 만났었고
보리떡 보자기에 싸서주며 주머니에 몇 푼 질러주는
인정 많은 아저씨는
지금 쯤 어느 곳에서 이 밤을 쉬어갈까?
내 가슴은 아름다운 것들로 만 가득한데 왜 이리 쓸쓸할까?
오늘밤도 잠들기가 무척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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