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화가 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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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youth
왁새골 하루하루 이야기들6

"왁새골 하루 하루 이야기들은
그날 그날의 내 생각, 내 이웃의 생각일 뿐
틀릴수도 맞을수도 있고 그 어떠한 것도 아니다"

                                           박 한



2009.2.4.

* 그렇게 살다 갈 것을.... *


하루를 돌이켜 보면
이것하고 저것 하니 하루가 갔다.
내 살아온 길
이것하고 저것 하니 말년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짧은 삶에 그나마 포기하는
사람들은 무엇 때문일까?

허락된 외출시간처럼 아쉬운 시간 시간들
의미를 붙잡고 산들
금방 지나고 마는 청춘의 시간처럼
어쩌면 망각 이라는 것이 있어
견디어지고 또 다른 시각에 초점 이마추어지고
바보가 되어 지다가
결국엔 완전한 바보로 떠나는 우리들.

내 기억에서 사라진 애절한 시간들은
허공 어디엔가
의미 있는 몸짓으로 저장되어 있을지라도
그 몸짓 기억 할 수도 없는
삶의 한계에 부디 쳐
이제 이대로 살다가 가자 다짐해 보지만
견디어온 이유도 없는 막연한 세월

바보는 언제쯤 울까 ?
언제쯤 울어야 가장 슬플까
생각해 보지만 지나가버린 슬픈 시간.

내가 왜 그랬을까?
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웃겠지요.


2009.2.5.

* 운명적인 사람에게 *

살아가자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인연이라고 하는 운명에 의해서 일까?

작게, 크게 다가왔다가
멀어져가는 모든 것들
시간은 어느 곳 으로도 흐르고
나는 알 수 없는 운명을 향해 가고 또 가고
그래서 우리들은 가련한 존재들 인가
아침이오고 저녁 그리고 해가진들
운명이란 어느 곳에
무엇이 되어 살아질지
내가 모르는 정해진 길로 가는 것.

한줄기 바람처럼 다가와서
잠시 머물다 이슬처럼 사라지는
운명적인 사람
긴 이별의 안타까운 여정은 어디 쯤 에서
등 기대고 쉬어갈까.

채워 질 수 없는 허기진 시간들
살아가는 것이 죽어가는 것 인 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자
내가 쓰는 소설에는 바람만 분다.


2009.2.6.

* 나의 행복론 *

따사로운 겨울날은
봄을 닮아간다
봄이 온 것도 아닌데
먼 산과 하늘을 보고 봄을 그린다.

조용한 산골마을
나의 한나절이 고요하다
고요에 취해 함참을 있다가 보면
삶에 대한 여유 때문인지
문득문득 생각나는 과거들
지금의 넉넉한 시간 나도 한 시절
무척 힘들었나 보다.

가만히 앉아 벽에 기대고
클래식을 들으면
조금 심심한 오후가 된다.
이렇게 살아보려고 그렇게 살아온 이유
나의 세월이 꿈을 꾸고
여유로운 하품이 나온다.

누구나 그러한 모든 것은
나 또한 비슷하겠지만
세상에는 생각과 다르게 느껴지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기에
같아지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나는
닮고 싶은 사람도 없고
어쩔 수 없이  행복하다.


2009.2.7.

* 2월의 아침 *

겨울이 한 고개 넘어가는 아침
봄은 아직 멀리 있고
찬 기운 감도는 매화가지 끝
화사한 봄꿈이 부풀고 있다.

나는 일상적인 겨울아침에
귀먼자 예민한 눈빛으로
아침을 살펴도 흠 잡을 데는 없고
적당히 살아온 여죄가 더러 날까
피의자가 되어
눈 깔고 딴전을 피워본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 때는 조용히 뒤돌아보기도 하고
고개도 숙여 보지만
허리는 자꾸 기울어져 가고
숨어 사는 시간은
살아 갈 날이 얼마쯤 될까 
헤아려보기도 하지만
봄은 아직 너무 멀고
2월의 아침 아무런 의미가 없구나.

어디쯤에
봄은 오고 있겠지만
난 그때까지 눈 감고 있을까 ?
누워 있다가 앉아보기도 하고
뜨락 어디에 봄빛 먼저와 기다릴 것 같아
설레는 2월의 아침
좋으면서 괜히 싫은 척 해본다.


2009,2.8.

* 정월달 풍경 *

오늘은 정월 대보름
윷 놀이로 마을마당가득 즐거움이 넘친다.
한해가 이러하길 바라면서
말을 쓰고 기를 쓰고 소리도 질러보고
어쩌다 말이라도 잡을라치면 징소리 요란 하다.

이긴다는 것이 그렇게 좋은가
이겨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신나는 시간
시간은 흥겨움에 비래되고
이겨도 즐겁고 져도 신나는 하루.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모두모두 오늘 같아라.

눈빛만 마주쳐도 반갑고
이유 없이 즐거운 놀이마당에는
서방정토의 햇살이 가득하고
도솔천의 산들바람이 말판을 스치면
보름은 둥글게 익어 절정에 이르고
덩실덩실 춤추는 이
활짝 펴진 주름살 너머로
하루해가 지는구나.


2009.2.9.


* 가은선 *

아주 어릴 적 아버지 따라
가은선 열차타고 5일장에 간적이 있다.
처음 타는 기차
그렇게 멀리 가는가 싶고
굴을 지날 때는 두려움에
아버지 손을 꼭 잡은 기억이 난다.

광업소들이 문을 닫고
가은선 비둘기는 불정역에 머물러
펜션으로 살아가고
강을 건너고 산을 돌아가다가 보면
아홉 낭자가 살았다는 마을 구랑리역은
어디쯤 이었는지 알 수도 없구나.

세월 속에 무엇인들 온전 할까마는
잡초에 묻혀가는 녹슨 철길을 보면서
아버지 손잡고 가은 장 구경
기차타고 가든 어린아이 때
증기기관차 기적소리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이제 진남일경 허리는 잘리워 졌고
얼마나 잘 살려고 얼마만큼 빨리 달리려고
잘린 허리 언저리
대충 흙 덮고 굴 뚫었을까?

가은선은 잡초에 덮여 점점사라져 가고
더러는 자전거 타기 놀이마당으로 변했고

녹선 철길
잃어버린 동전을 찾는
힘없는 중늙은이는
잡초더미 스치는 바람소리에
아프게 무너져 내린다.


2009.2.10.

* 밥그릇 *

무얼 해서 먹고 산다는 것
누구나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지만
밥그릇 싸움의 어제와 오늘
그릇싸움은 동물일수록 심각하다.

제 밥그릇 못 찾아 먹는 착한사람들
밥그릇 빼앗기는 약한 사람들
밥을 먹으며 뒤돌아본다.
사흘 만에 먹는 내밥 노리는 자 없을까?
추위와 주림에 시달려온 세월
또 생각해 본다.
혹 나보다 더 배고픈 자는 없을까?

밥을 먹으며 밥그릇 생각에
밥그릇 잡고도 허기를 느껴
밥먹기 전에 감사기도를 올리고
나는 다 먹고 또 감사기도를 올린다.

요즈음은 넉넉하다.
지인이 보내준
쌀부대를 보면서 행복하다.
살아온 세월
빼앗겨도 남는 나의일상이 넉넉하다.

이제 곧 봄이 오면 마당에 둘러 앉아
내 좋은사람들과 밥해 먹으며
밥그릇이야기 나누면서
배고팠던 시절의
아픈 기억들을 위로 해주고 싶다.


2009.2.13.

* 남는 장사 *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자
싸게 사서 비싸게 팔자
적게 먹고 많이 벌자
분명 열심히 살고 많이 남을 것 같은데
그런데 왜 가난하게 살까?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고
싸게 사서 싸게 팔고
많이 먹고 많이 벌고
그러고도 부자로 사는 이
대충 봐도 답이 보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지만
현재 생각이 꼭 미래는 아니다.
물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일해도 부자보다
가난한 이가 많고
행복한 이보다 불행한 이가 많아
세상에는 수백 수천의 종교가 있는 것이 아닐까?

장사는 남는데 의미가 있고
우리들의 인생 행복해야 하고 오래 사는 것
이것이 남는 장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09.2.14.

* 약속 *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그것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
나와의 약속은 내와 나가 구분되어
책임을 물어보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 지켜질 일도 없고
자신을 반성해 본다.
또 지킬 것을 다짐하고
약속을 정하며
불완전한 인간의 확실한 모습을 발견한다.

나를 용서하고 나를 사랑하고
내가 할 일이지만
보이는 것에 집중해서 일까
얄팍한 내 모습에 내가 싫어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짐하고 또 다짐해보고

크고 작은 약속들로 살아가는 우리들
오늘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약속된 하루
사형선고 받은 자처럼
귀한 하루로 살아가야지.


2009.2.20

* 혼자 사는 방 *


파도소리가 초저녁 단잠을 깨우고
바람소리는 산속에서 밀려와서
내 머릿속으로 부서진다.

겨울 파도소리는 차가운 바람소리
지붕위로 스치고 창에 또 부서지고
바람소리 왜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겨울밤은
외딴섬이 된다.

저녁에 배부르게 먹은 떡국
포만감에 따뜻한 아랫목
비스듬히 기대어 본다.

몰려왔다 밀려가는 바람소리
바람소리는 바다를 만들고
고립된 작은방
겨울의 한가운데
중년을 지난 한 남자가 있다.


2009.2.26.

* 오래 살아라! *

오래 살면 좋은 것 인가?
얼마만큼 살아야 오래 사는 것 일까
오래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것도 아닐 테고
죽음이 두려워 오래살고 싶어지는 것일까?

나도 죽음은 두렵다
그래서 언제나 죽을 준비를 한다.
무작정 오래 살고 싶다는 것은 또 하나의 무책임이다
노을이 아름답듯 아름다운 뒷모습을 위해
바이올린을 켜고 그림을 그리고 많이 웃으며 살아간다.
모든 것은 변하고 한순간이지만
한순간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오래 살이라는 말이 욕이 될 수도 있다.
돌아보면 아쉽고 모자라고, 부끄럽고…….

내게 조용히 말해본다
너에게 허락된 시간은 오늘뿐이다.
언제나 오늘뿐이다.
오래 살아라.


2009.3.2.

* 이른 봄날에 *

3월이다
겨울이 이제 다 갔나 보다
꽃샘추위가 가끔 올수도 있지만
꽃샘추위일 뿐.

생명이 움트는 곳은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는 곳
살아남은 자들 만의  봄
봄은 찬란한 슬픈 계절
살아가는 만큼 길어지는 그리운 시간들
밝은 빛은 진한어둠을 만들듯
화려한 봄은 잔인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 그리워
물오른 매화가지 사이로
하늘을 본다.
이제 곧 꽃은 필 텐데…….
내 집 미닫이문은
꽃그림자로 봄바람에 일렁일 텐데…….

마당에 나가 대문을 보지만
스쳐가는 봄바람 소리 뿐
한나절이 향수에 취해
이 아름다운 계절 세삼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인내해야 되는 것인가?

나무에 기다어보기도 하고
꽃가지를 만져 보기도하고
텅 빈 공간은
이른 봄으로 가득 설레어 오는데
어쩌자고
나는 이런 글을 쓰는가.


2009.3.16.

봄 2009

살아있어서 감사한 계절
그리운 이
멀리 있어도
아지랑이 오솔길을 걸어 걸어서
곁으로 올 것 같은
봄날 오후
자꾸자꾸 계획을 잡아보고
어디 어디를 돌아서
봄 바다를 지나고
산골짝을 따라 저녁 해 등에 지고
꽃향기에 취해 손잡고 갈까
눈감으면 소년은 봄 길을 방황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날은
먼 하늘을 보자.


2009.3.25.

*길목에 앉아서*

산모퉁이 길목 햇살 밝은 하루
어디서부터 온 것 일까?
여기 길목에 앉아
한나절 이곳 저곳을 보지만
스쳐가는 거라 곤 봄바람 뿐
아무도 없는 빈 오솔길
따사로운 산촌의 봄날
먼 산은 점점 높아가고 머슴 떠나는 이
발길은 바쁘게 고개를 넘는다.

가진 거라곤 몸뚱이뿐인 이가
이제는 나이도 나이려니
결려오는 오십 견을
올가을까지 견디어질라나
눈가 잔주름 사이로 봄바람은 불고
봄길 길목은 머슴 떠나는 이
근심 어린가슴으로 하늘이차다.

진달래로 온산이 붉어질 쯤 이면
이봄 어느 산자락에 괭이 자루집고
가쁜 숨 몰아쉬며 고된 머슴살이
잘 길들여 살겠지
나의 봄은 항상 이럴지라도
그러려니 살아가려 합니다.


2009.4.23.

春夢

배꽃이 한창 인  호계를 갔다.
쌍샘을 지나 골짜기를 들어서니
지난밤 꿈길 이곳에서 다시 시작되었는가.
하늘이 밝다.

차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지만
그 자리가 그 자리
송이송이 흰 꽃송이는 눈송이처럼 순결하고
내 영혼 깊숙이 호흡을 한다.

벌들의 날개짓소리 무척이나 요란하고
가끔 불어오는 봄바람 뿐,
배꽃아래엔 나 뿐.....

꽃향기에 취해 하루가 행복하다.

밭 언덕에 잠시앉아 아득히 골짜기 끝을 보지만
내 가슴에는 쓸쓸한 바람만 가득히 분다.

이렇게 순결한날

하얀추억 하나 없는 화가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아보지만
어깨를 스치는 봄바람에는
배꽃향기 진하게 묻어오고
쌍샘을 스쳐 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
나의 봄날 이렇게 가나보다
꿈길 걸어 걸어서
이렇게 살다가 갈려나 보다.


2009.5.11.

* 아름다운 하루 *

이제 그만 만나자
지난 시간은 기억에 묻고 헤어지자

이제 그만 만나자
이렇게 아름다운 날 떠나자
초여름 풀 냄새 가득한 강둑에 서서
잊어버리자 잊어버리자고
다짐해 보지만 ........

우리들의 아름다운 날은
단 하루뿐
5월의 싱그러운 아침
너의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가장 아름다운 하루가
숨통을 조여 올지라도
이쯤에서 머물러 살아가고 싶다.

서툰 첫사랑의 변덕스런 시간들
내가 아픈것은 헤어짐이 아니다
언제인가 그 언제쯤 인가
잃어버릴지 모를 너의 아름다운 기억
나의 제일 불쌍한 너가 될까 해서
너의 기억에 잊혀질 초라한 나
그 하루 전 쯤에 내가 죽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하루가 속살을 들어내고
초여름을 가는구나.  


2009.5.13.

* 아카시아 향기 *

어디서 어느 곳으로
흐르는지 알 수 없다.

이곳에서 일까, 저곳에서
이곳으로 일까
조금은 슬픈 향기,
사무치게 아픈 이야기

기억 속에 담아둔 얼굴에게
혼자 한숨 섞어 바람결에
말해보지만…….

산자락 비탈길 아카시아 향기
초여름 바람결에 쓸쓸한 사연
어느 산골처녀의 때늦은 사랑처럼
가시틈에 숨어숨어 피어나는 향기

햇볕 따가운 오후에 길을 가지만
향기는 산길을 따라 고개를 넘어가고
잦아드는 바람
아카시아 향기에 하늘이 졸고 있다.


2009.5.17.

* 늙은 남자의 봄 *

어두워오는 봄 저녁의 늦은 거리
여윈 늙은 한 남자가
가래침을 뱉는다.

병색 깊은 이 그에게 봄밤의 의미는 뭘까 ?

홀로 살 것 같은 그
삶에서 퇴출되는 시간은 다가오고
고된 삶의 언저리에 후들거리는 다리는
얼마나 될지 모를  
서있는 시간을 초조히 걸어간다.

감정을 잃은 눈빛은 봄을 읽어보지만
그의 여정 가늘게 끈어질듯 이어왔고
건물의 그림자 사이에서
가로등이 불을 밝힐 쯤 이면
거리는 헐떡이며 하루를 안도 한다.

어둠이 내린 막다른 골목
저 물은 하루
담을 넘는 기침소리로
늙은 남자의 봄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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